중국 업체에 배관‧전선 등 시설 매각 물품 이견

회사 측, “일부 주요 시설 포함 안 돼” 반출 막아

철거 업체 “계약서에 있는 그대로 가져가야” 주장

중국 업체와 화상 협상 난항… 농성 장기화 될 듯

신흥동 옛 넥솔론 익산공장.

경영난을 이유로 넥솔론이 문을 닫은 후 오랫동안 텅 비어 있던 건물이다.

인적이 끊기고 을씨년스럽게 방치되던 공장이 지난 11일 갑자기 차량과 사람들로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공장 입구는 중장비로 무장하고, 사람 벽을 만들어 외부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정문 밖에는 건장한 청년들이 공장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서로 고성이 난무했다.

넥솔론 공장을 인수한 뉴파워프리즈마 자회사인 (주)엔피이 측과 공장안 기존 설비를 매입한 철거업체가 설비 철거를 놓고 심한 대치중에 있다.

이유인 즉, 뉴파워프리즈마 자회사인 (주)엔피이가 넥솔론 공장에서 쓰던 설비를 중국 업체에 판매했으나, 판매 품목 포함 여부를 두고 서로 이견을 보여 반출을 막고 나선 것.

설비를 매입한 중국 업체와 철거 계약을 맺은 기영개발주식회사(총괄이사 최기정)는 판매 계약서상에 있는 모든 시설을 가져가야한다는 주장인 반면, 판매 회사인 (주)엔피이 측은 주요 시설은 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철거를 막고 있다.

기영개발주식회사는 계약서상에는 배관과 전선(전기실 분전 판으로부터 장비까지 연결된 모든 전선)을 포함한다고 돼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주)엔피이는 지난 8월 5일 계약서 작성 후 7일 첨부한 도면에 일부 설비는 빠져 있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기영개발주식회사 최기정 총괄이사는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충전기 등 주변기기까지 판매하기로 계약 해놓고, 나중에 휴대폰만 가져가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주요 시설을 가져가지 않고 철거만 하면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 했다.

최 이사는 “지난 11일 회사 측과 대치중이어서 하루 일을 못해 벌써 6~700만 원 가량 손해를 봤다”며 “계약서상에 나온 그대로 설비를 철거해 가져 갈 수 있도록 빠른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이사는 “조만간 중국 업체(법인)와 (주)엔피이가 화상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하지만 엔피이 측 요구사항이 타당하지 않으면 농성은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고 공장 앞 대치 장기화 조짐을 내비쳤다.

한편 수년간 방치됐던 넥솔론 익산공장은 지난 2020년 수원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개발, 생산업체인 뉴파워프라즈마가 인수했다.

뉴파워프라즈마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반도체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견기업이다.

특히 위순임 대표이사가 원광대 영어영문학과 출신으로 익산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대표의 남편인 최대규 회장도 재경광주전남향우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전북에 관심이 많다.

이런 인연으로 1993년 뉴파워프라즈마 전주공장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익산자유무역지역 남동쪽 가장에 자리한 넥솔론 익산공장은 4층 규모의 공장과 사무실을 비롯해 모두 9개 건축물과 9만5천700㎡(약 2만9천 평)의 공장 용지를 갖추고 있다.

뉴파워프라즈마는 낙찰가 335억 원에 넥솔론 익산공장을 인수했다./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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