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현실‧이상이 공존하는 이색 공간

고양이카툰작가 마르스 등 작가 9명 의기투합

직접 제작한 테이블‧아기자기한 소품 등 눈길

고양이 주제의 작품 전시… 굿즈도 제작‧판매

“작가들의 개성 살린 재밌는 작업 선보일 터”

이화성 작가(필명 마르스·왼쪽)와 이소희 대표.

고요한 용안면에 애묘인(愛猫人)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양이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 ‘갤러리카페 냥반’이 문을 열었기 때문.

용안중학교 옆에 자리한 냥반은 고양이와 점잖은 양반을 떠올리며 작명했다. 향교가 있어 양반마을로 불리던 용안면 교동리에 자리했으니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냥반은 작가들의 이상과 현실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고양이카툰작가로 활동하는 이화성 작가(만화가 필명 마르스)를 주축으로 9명의 작가들이 의기투합했다.

이 작가는 25년 간 떠나있던 고향이 그리워 다시 익산을 찾았다. 오랜 시간 서울에서 활동하며 상상하던 일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 귀향을 선택했다. 목표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과 전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상상을 풀어내기 위한 첫 단계는 갤러리카페.

공간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 일곱 자매 중 익산에서 한복을 짓고, 패브릭 공예가로 활동하던 여섯째 언니 이소희 대표의 작업실이 믿는 구석이었다.

이 대표 역시 재미있는 작업을 꿈꾸며 작업실을 기꺼이 내줬다.

여기에 카페 운영에 일가견이 있는 박민진 우드버닝 작가가 동참하며 비로소 꿈을 현실화하는데 가까워졌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양은희, 유호선, 이향우, 쪼야, 토메이, 황경택 작가가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은 플라스틱 상자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테이블을 만들고, 미장부터 페인트칠까지 카페 조성에 직접 팔소매를 걷었다. 정글 같던 마당은 고양이의 느긋한 걸음처럼 여유가 느껴지는 테라스로 변신했다.

냥다리로-고양이우선도로, 각종 패러디 작품으로 꾸며진 표지판 등 작가들의 재치가 곳곳에 묻어있다.

열정과 뜨거운 구슬땀으로 완성된 냥반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고 첫 기획 전시 ‘마르스의 귀한냥이 토리 원화전’을 선보였다. 이어 쪼야 작가의 ‘고양이가 있는 정원’이 이어졌다.

2023년 첫 전시는 고양이와 토끼가 주인공인 ‘묘긴묘야展’이다.

1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이소희 대표의 패브릭 패치기법의 ‘한복 입은 기묘’, ‘묘한 달’ 등 작가 9명의 특색이 드러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어 마르스 작가와 이 대표의 콜라보 작품을 토대로 ‘수작부리는 고양이전’을 기획하고 있다.

365일 전시가 있는 카페로 냥반을 이끌어가려는 개성 강한 작가들.

이화성 작가(마르스)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거제도, 용인 등에서 찾아오는 분들이 계신다. 익산 용안이란 곳에 소소한 예술공간이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려나가려고 한다”면서 “지역 작가들과도 교류하며 서로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받는 냥반이 되고자 한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원데이클래스, 소규모 공연 등도 진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작가들이 모여 재밌는 작업을 하는 냥반.

환경과 동‧식물을 주제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낼 꿈의 무대다.

이소희 대표는 “마을 어르신, 학생들이 보고 굉장히 좋아해주셨다. 시골마을에 좋은 에너지를 제공하는 냥반이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애묘인은 물론 익산시민들에게 편안한 문화공간, 휴식처가 되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 갤러리카페 냥반 주소 : 익산시 용안면 현내로 384 (용안우체국~용안침례교회 맞은편) 

냥반의 터줏대감(?) 삼색이.

작가들의 작품으로 제작된 굿즈.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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