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 사업비‧찰벼 재고 엉터리 회계처리”

조합원들 “선거 앞두고 선심성 돈 잔치” 반발

농협 “이사회 심의 거쳐…정상 회계처리” 밝혀

자료사진/기사와는 무관.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이용고배당과 출자금배당을 주려는 선심성 결산입니다.”(여산농협 조합원)

“분명히 분식회계입니다. 실질적으로 이익이 나지 않았는데 억지로 짜 맞춰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꾸며 조합원에 배당금을 준 것입니다.”(여산농협 임원)

'돈 선거‘로 얼룩진 여산농협이 이번엔 ’분식회계‘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실질적으로 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당기순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회계 처리해 조합원에 이용고배당과 출자금배당을 집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분식회계는 기업이 고의로 자산이나 이익 등을 크게 부풀리고 부채를 적게 계산해 재무 상태나 경영성과, 그리고 재무 상태의 변동을 고의로 조작하는 회계를 말한다.

여산농협 조합원들이 ‘분식회계’라며 문제를 삼고 있는 2022년도 결산보고 항목은 교육 지원 사업비와 찰벼 재고 자산.

여산농협은 지난 2월 10일 대의원 결산 보고에서 2022년 당기순이익이 2억2천만 원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오는 3월 8일 조합장 선거를 의식해 조합(농협)이 당기순이익을 억지로 짜 맞추기 했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먼저 조합원들을 위해 사용하는 교육 지원 사업비의 경우, 4억500만 원 예산 중 1억600만 원을 집행하지 않았는데 이를 수익으로 잡았다는 것.

문제를 제기한 한 조합원은 “교육 지원 사업비는 조합원을 위해 무조건 집행해야 한다. 코로나19 등 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도 다른 용도로 전용해야 한다”며 “미집행 예산을 수익으로 회계 처리한 것은 당기순이익을 높이려는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분식회계’ 논란은 찰벼 자산 재평가.

여산농협은 지난 2021년 조합원이 생산한 찰벼 6천900가마를 가마당 6만8천 원씩 매입했다.

그러나 시세가 폭락해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마당 4만8천원(2월 현재 5만5천 원)에 거래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여산농협은 결산보고 때 ‘재고 자산 재평가’를 현 시세대로 하지 않고 2021년 매입 당시 가격으로 올렸다.

2021년 당시 매입 금액과 현 시세 차익은 대략 1억2천만 원 가량(현재 6천200가마 재고).

조합원들은 2021년 말 기준으로 찰벼 가격이 하락했을 경우, 결산 시 재고 자산을 재평가해서 손실만큼 손익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조합원은 “찰벼 재산 손실액 1억2천만 원을 당기순이익에서 빼야 한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했을 경우 당기순이익에 적용해야 한다”며 “조합장 선거를 너무 의식해 손실 금액 회계처리를 내년도로 미룬 것 아닌지 의심이 가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결국 교육지원 사업비 미집행 1억600만 원과 찰벼 손실액 1억2천만 원을 감안하면, 지난해 여산농협이 올린 당기순이익 2억2천만 원은 허상이라는 게 일부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여산농협은 “분식회계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결산 보고는 이사회 심의를 거치고 중앙회에 보고된 후 이뤄진다”며 “모든 게 투명하고 정당하게 집행된 회계처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결산보고 때 일부 조합원들이 교육지원 사업비 미집행과 찰벼 재고 자산 재평가 문제를 제기해 충분히 설명한 후 납득을 시켜 일단락이 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먼저 교육지원사업비 미집행 부분에 대해 이 관계자는 “중앙회에서 큰 자금을 유치했다. 이 금액에 대한 이자수익을 교육 지원 사업(양파 운송비) 예산 범위 내에서 집행했다”며 “자금을 끌어와서 발생한 이자 수익을 교육 지원 사업비로 집행해 예산에 남아 있는 교육지원 사업비를 회계 처리상 당기순이익으로 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찰벼 자산 평가에 대해선 “지난해 찰벼 가격이 폭락해 1억2천만 원가량 손실이 발생한 것은 맞다. 따라서 2022년 말 현 시세대로 손실 회계처리를 할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말 가마당 4만8천원에서 현재 5만5천원으로 올랐다. 농산물 가격이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팔아서 손실을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전국적으로 찰벼 재고가 부족하다. 조만간 인상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손실을 최대한 줄여 다음 회기(2023년)때 손실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영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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