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키즈맘어린이집 원장

익산열린신문에서 김훈 님의 익산(益山)을 더 이롭게(plus iksan)란 에세이를 읽었다.

귀농에 관한 내용도 좋았지만, 제목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익산을 더 이롭게’라는 분명 지역사회 익산을 이롭게 하자는 취지였는 데 익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는 ‘나를 더 이롭게’로 받아들였다.

내 이름은 박익산(朴益山)이다.

공교롭게도 한자도 같고 여권에 나와 있는 영문자도 iksan으로 똑 같다.

삼대독자 외아들인 아버지는 첫 딸을 낳고 벅차기도 하고 아들이 아니라 아쉽기도 해서 아버지 생각에 가장 높은 어르신인 익산 군수가 되라고 지어주셨다고 한다.

더할익(益) 뫼산(山)을 풀면 ‘산을 더해주다’, ‘이로운 산’이라고 한다. 산이 더해지면 얼마나 녹음이 짙을까? 그늘이 많아져서 사람들을 쉬어가게 할 수 있는 익산이라는 이름이 평야지대인 익산에 더없이 어울리는 이름 같다.

내가 태어날 때는 이리시의 경계인 익산 군에서 태어났지만 1995년 이리시와 익산 군이 통합되면서 현재의 지명인 익산시가 되었다.

익산에서 태어나 학교도 익산에서 다니고, 결혼해서도 익산에서 살고, 다른 지역에 직장이 있어도 계속 익산에 살고 있는 익산 토박이다.

익산이 너무 좋아서 이곳에 사는 것이 아니고 살다 보니 육십 평생을 한 지역에서 살았던 것 같다. 처음 대하는 분들에게 자기소개를 하면 “정말 이름이 익산이예요?”라고 묻곤 하신다. “네, 이름이 익산이라 이사 갈 수가 없어요. 여기가 제집인걸요”라고 대답한다.

여행이라던지 볼 일이 있어 다른 지역에 며칠씩 있다가 익산역에 딱 내려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나무에 작은 전구가 켜있는 구도심을 보고 내려오노라면 체증 같은 것이 쑥 내려가면서 ‘잘 도착했구나’ 하는 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 고향에 대한 편안함이 아닐는지

직장에서 퇴직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 간다. 한 번도 내가 몇 년을 일했는지 헤아려보지 않았는데 퇴직하면서 생각해보니 33년이나 되었다. 한 길만 열심히, 이 길만이 내 길인 양 어린이집 교사로, 원장으로 살았다. 때로는 내 놀이터가 되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준 사랑보다도 내가 받은 웃음과 행복이 더 컸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참 열심히 살았다. 마무리한 지금은 더 세심하게 챙겨주고 안아줄 걸, 교사들에게도 더 사랑한다고 말해줄 걸 하는 후회가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퇴직 이후의 삶은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것들을 하리라 생각하고 강의도 듣고 캘리그라피도 하고 글도 쓰면서 준비하고 있다.

김훈 님의 ‘익산을 더 이롭게’를 읽으며 나를 이롭게 하는 삶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한가지 빠진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 나를 이롭게 하는 것만을 생각했는데 평생을 살아온 익산시(益山市)에 내가 이롭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나와 한 몸인 그곳에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정성,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록 익산 군수는 못되었어도 아버지가 원하시던 그늘을 늘일 수 있는 사람, 언제든지 곁에 있으면 포근하게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익산(益山)을 더 이롭게-plus iksan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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