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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 문학산책 = '권상진-나무의자'유은희 시인의 문학산책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3.04.24 08:46

< 유은희 시인이 추천하는 치유의 詩  >

나무 의자       

​                            권상진

권상진

관절에 못이 박힐수록 의자는

점점 바른 자세가 된다

생각이 무거우면

부처도 자세를 고쳐 앉는데

의자라고

다리 한번 꼬고 싶은 순간이 없었겠는가

못은 헐거워진 생각을 관통하고

너머의 삶을 다시 붙잡는다

돌아눕고 싶은 밤이 있었고

돌아서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나이가 온몸에 박혀 올 때마다

나는 자세를 고치며 다시 살아 볼 궁리를 한다

하늘도 긴 날을 삐걱거렸는지

밤이면 못대가리들로 촘촘하게 빛난다

 

 편의 시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시 읽기의 즐거움이고 문학이 주는 치유의 힘이다. 헐거워져 삐걱거리는 삶의 자세를 고쳐앉으며 묵묵히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나무 의자’를 몇 번 읊조려보시라 권하고 싶다. 상처가 상처를 어루만지듯 누군가의 손이 가만가만 어깨를 토닥여주는 듯 느껴져 깊이 다물고 있던 뜨거움이 올라올지도 모른다. 누군들 삶이 삐걱거릴 때 없으랴. 무너질 것 같은 고통스러운 순간이 없으랴. 우리는 그럴 때마다 흔들리는 관절에 못을 치며 살아가고 있다. 별들이 아름다운 건 어둠에 박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나무 의자’는 헐거워진 생각에 못을 쳐 다잡으며 흔들리는 삶을 고쳐 살아왔을 시인이 깊은 지층에서 끌어올린 정수다. 한 편의 시가 가슴을 적신다.

                                 - 유은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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