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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에세이 - 하얀 솜털 날리는 버드나무김은희의 익산을 걷다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3.04.24 08:50
애벌레숲 자연학교 대표
생태환경교육전문가

요즘 길을 걷거나, 주변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하얀 솜털이 날아다니는걸 보게 된다. 혹자는 꽃가루가 날아다닌다고 생각하고 꽃가루 알레르기를 걱정하기도 한다. 버드나무는 꽃이 피고 열매가 익으면 씨앗이 하얀 솜털로 싸인다. 기후변화로 인해 꽃들 개화시기가 빨라지면서 버드나무 역시 5월에 보여야 할 하얀 솜털들이 빨리 보이기 시작했다.

버드나무 씨앗은 바람이 불면 하얀 솜털 속에 싸인채로 날아 오른다. 이 씨앗은 멀리 날아가지 못해 떨어져, 흰 솜처럼 지면을 덮기도 하고, 물 위에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이렇게 털이 달린 버드나무 씨앗은 우리의 눈앞을 어지럽히는데, 미세한 꽃가루처럼 심한 알레르기를 유발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버드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오해를 받으면서 베어지기도 한다고 하니, 버드나무 입장에서는 매우 억울한 일이다.

사실, 꽃가루같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미세한 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현재 국내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수종으로는 참나무, 자작나무, 소나무 등 16종으로 알레르기에 민감한 사람들은 이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에 주의해야 한다.

익산에서 눈에 띄는 아름드리 버드나무들이 있다. 서동생가터 마룡지의 왕버들나무, 미륵사지 연못의 왕버들나무와 능수버들, 미륵사지 서편에 위치한 미륵사지 쉼터에 왕버들나무들이 있다. 우리나라 버드나무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 백제 무왕 35년이다. ‘궁궐의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 물을 끌어 사방의 언덕에 버드나무를 심었다’는 구절이 있다. 이처럼 버드나무는 우리 익산과 깊은 인연을 가진 나무이다.

버드나무류는 물가에 자리를 잡기만 하면 잘 자란다. 학명에는 Salix가 들어간다. 라틴어로 Sal은 가깝다는 뜻과 lis는 물이라는 뜻의 합성어로 ‘물 가까이에서 자라나는 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버드나무를 우물가에 심으면 물이 깨끗해진다고 하여 우물가에 많이 심었고, 버드나무 뿌리는 잔뿌리가 많아 물을 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습지 주변의 침식을 억제하고 물 속 미생물들이 살아갈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준다.

오래 산 왕버들나무 중 줄기의 일부가 썩어서 큰 구멍이 생기는 걸 볼 수 있다. 어두운 밤에 이 구멍에서 종종 불이 비치는데 우중충한 날이면 불빛이 더욱 빛난다. 이는 가지나 목재 안에 있는 인 성분 때문인데, 조상들은 이것을 도깨비 불이라 생각해 그 주변을 지나가는 것을 두려워 했다. 이에 반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능수버들은 예전에는 활쏘기의 표적이 되어, 최고의 명궁은 왕이 참석한 가운데 늘어진 능수버들의 잎을 맞히는 것으로 우열을 가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복궁에서 능수버들을 만날 수 있는 이유이다.

유한양행의 로고이기도 한 버드나무는 약제 원료로 한방에서는 열매와 껍질을 이용해 열이 나거나 열이 오르는 증상을 완화하는데 사용하고, 양방에서는 아스피린의 원료로 사용한다. 혹자는 버드나무에서 아스피린을 만들었다고 이야기하는데, 버드나무에서 아스피린을 직접 만들었다는 기록은 없다. 그러나 버드나무와 아스피린은 모두 살리실산이라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살리실산을 합성하여 아세트산살리실산을 만들어 아스피린의 원료가 되었다.

최근 전주시에서 전주천, 삼천의 직경 60cm가 넘는 아름드리 버드나무 군락의 나무들을 벌목해 시민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버드나무는 대기오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미세먼지나 공해물질 등을 포획하여 대기를 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더불어 버드나무는 수분을 잘 흡수하여 지하수를 충전하는 역할도 한다. 익산의 보석, 미륵사지처럼 이를 둘러싼 버드나무의 문화와 역사적인 가치를 함께 인식하고 우리 지역사회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유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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