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청소년수련관 관장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말은 손자병법 모공(謀攻)편에 나오는 병법 중의 한 가지입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상대방을 알고 나 자신을 제대로 알면 위태롭지 않기에 백전백승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아프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통하여 처방이 세워지고 거기에 따른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에 건강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전라북도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5년 전에는 주로 나타났던 청소년의 정서, 행동 문제는 따돌림, 학교폭력 등 또래관계 문제와 대인관계 어려움에 따른 학교 부적응, 대인기피, 분노 조절의 어려움, 간헐적 폭발성장애 정도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정서, 행동문제는 자해 및 자살사고 빈도의 급증과 정서, 행동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 우울증과 무기력, 불안증 등 기분, 정서행동을 동반한 등교 거부와 학업중단 위기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학교 부적응과 인터넷 게임중독, 스마트폰 과의존과 자극적인 유튜브 시청으로 심한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라권 지역 청소년의 정서 행동문제 특성은 경제적 빈곤과 다문화, 조손, 한부모가구, 이혼율 증가로 가정의 ’안전지지기반‘이 손상되어 정서적 불안과 일탈 행동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들의 경제 활동으로 인한 자녀들에 대한 방임과 무관심이 아동기 때부터 정서문제 행동의 만성화로 청소년 무기력과 자해와 자살 증가되고 있는 현실이다.

질병관리본부(2019)의 『제15차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자살생각14.6%, 자살계획 5.6%로 전국평균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 생각률과 시도율도 전국 최다 도내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청소년들이 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 보건복지부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전북지역 청소년(9~24세) 가운데 14.6%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며 전년 대비 증가율도 2.7%p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같은 해 전북에서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청소년은 5.2%, 이를 시도한 청소년은 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이러한 어려움이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과 치료, 보호와 교육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정서적 안정화와 행동문제의 변화 유도로 건강한 성장을 목적으로 국립호남권청소년디딤센터 설립이 2022년 8월, 결정되었다. 국립호남권청소년디딤센터의 전라북도 익산시 건립은 청소년들의 아픔과 고통을 체계적인 치유과정을 통하여 회복하고,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요람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마음으로 정부와 해당 부처가 좀 더 빠를 시일 내에 완공되도록 서둘러 줬으면 한다. 왜냐하면, 청소년 현장에서의 청소년들과 실무지도자들의 신음소리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후약방문”이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 현장에서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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