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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칼럼 - 우당탕탕 신혼부부 익산살기이희수의 열린칼럼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3.07.24 08:55

집중호우를 뚫고 부산에서 익산까지

원광대학교 LINC3.0 사업단 공유.협업지원센터 팀장

여행가방에 짐을 차곡차곡 넣고 있으려니 옆에서 남편이 색시 없으면 심심하다고 말을 건다. 입은 슬픈데 눈이 웃고 있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참말은 아닌 듯하다. 마지막 짐으로 장화를 야무지게 넣고 여행가방을 닫았다. 남편과 아랑이의 배웅을 뒤로 하고 익산에서 경주로, 경주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익산을 떠나며 나는 익산에 수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랐다. 정신없이 경주와 부산에서의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불안한 마음에 뉴스를 주시하고 있었다. 나와 모두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바다처럼 변한 논과 둑이 터져 물이 밀려와 대피하신 분들의 소식이 전해져왔다. 수박이며 복숭아며 비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익산뿐만이 아니라 비로 인한 피해는 그 범위가 넓었다. 부여에서 표고버섯 농사를 짓는 막내이모와 이모부도 시름에 잠기셨다. 큰 비 때문에 비닐하우스 안에 물이 들어찬 것이다. 의성에서 복숭아 농사를 하시는 시부모님께서도 한숨이시다. 강한 비에 출하를 앞둔 복숭아들이 떨어져 못 쓰게 되었다.

부산에서 익산으로 가는 날에도 비는 어김없이 뚝뚝 쏟아졌다. 저녁 무렵 출장일정이 끝나 기차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장화를 신고 15kg의 여행가방을 007가방처럼 들고 무작정 뛰었다. 기차가 10분 정도 늦게 와서 한숨 돌리고 기차를 탔다. 그날 일반열차의 운행은 취소되고 KTX와 SRT 열차는 천천히 움직였기 때문이다. 창밖에 보이는 모든 논이 흙탕물이었고 하천 한 가운데 있는 어느 나무는 나뭇가지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물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간신히 오송역에 내리니 역 곳곳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고 물이 떨어지는 곳 주위로 감전될 위험이 있으니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 표시가 붙어있었다. 원래 기차는 23시 1분에 익산으로 출발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기다려도 기차가 오지 않았고 타는 곳의 전광판을 봐도 기차에 대한 정보가 나오지 않았다. 3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기차가 도착해 그렇게 나는 집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비는 계속 열차 창문을 때리고 들판도 때렸다. 세찬 빗물이 익산시 전역과  내 머리 위로 퍼붓는 듯했다. 00시 21분쯤 내가 탄 SRT는 익산역에 도착했다. 남편이 운전하는 차에 타고 비가 멈춘 영등동 거리를 보니 걱정이 밀려왔다. 대피소에 계시는 분들 걱정도 되고 지난 여름 한바탕 물난리가 났었던 중앙동 걱정 등 지면에 모두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걱정이 불어나 누군가와 나의 걱정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익산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어 복구비용 중 일부를 국비로 추가지원 받고, 피해 주민 분들은 또한 재정지원을 받게 되어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 13일부터 평균 430mm의 집중호우로 인한 농경지 4천970ha 침수와 280여건의 하천 제방 유실, 도로침수와 230여건의 주택침수 등의 피해는 우리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겼다.

큰 비로 인해 떨어진 낙과들을 활용해 청을 만들거나 소비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또는 대피소 생활을 하시는 수재민 분들을 위해 대피소에서 부족해지기 쉬운 물, 물티슈, 간편식 등의 구호물품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전자는 힘들지라도  필자는 우리의 마음이 모여 서로를 따뜻하게 보듬는 행동을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고자 한다. 뜻이 있는 익산열린신문 구독자 가족 분들의 동참을 부탁드린다.   

▶◀ 故 현주억 前 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 위원장 직무대행, 故 채수근 일병,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희생되신 분들을 추모합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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