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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수 전 익산시장 특별 칼럼...'나는 정치 떠났다'제목='나는 이미 정치로 심판을 받은 사람이다'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3.09.26 16:15

정치를 떠난 지 십여 년이 훌쩍 흘렀는데 다시 선거에 출마 한다는 소문이 도를 넘고 있다.

물론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사람들의 입과 귀가 몇 배는 크게 열릴때라 생각하면서도 소름이 돋는 건 무엇일까.

아마 정치로 입은 나의 깊은 상처 때문일 것이다.

나는 정치로 인생의 경륜과 포부는 펼쳤지만 정치로 너무나 많은 것들을 잃었다.

십여 년 전 상대진영에서 시작된 악마의 소문들은 내 가슴을 뚫었고, 나는 창백한 검은 입술로 피를 토하였다.

산단 조성을 위해 매입한 부지에 있던 소나무들이 아까워 시내로 옮겨 심었는데, 내 동생들이 소나무 장사를 했단다.

내 남동생은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내 여동생은 서울대병원에 근무했었다.

그런데도 그런 황당한 소문들은 아직까지도 사실처럼 굳어져 있다.

나는 낙선 후 상처로 익산에 있기 힘들어 귀향가 듯 베트남으로 가서 울며 일하고 있는데, 내가 부정 축재한 돈으로 큰 사업을 벌여 잘 먹고 잘살고 있단다.

어떻게 그런 큰돈을 외환신고 없이 외국에 가지고 나가서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인지.

지금도 나와 아내의 살림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근근한데, 황당하고 기이한 소문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깊은 상처를 난도질한다..

물론 아니라며 외쳐도 보았지만 "내가 왜 악마인가" 하는 나의 항변은 거짓에 압도당하며 허공에 맴돌다 사라질 뿐이다.

이렇게 지난 정치로 상처가 많은 나에게 부끄러움은 일상이 된지 오래이다.

마스크 시대가 지나니 문 밖 출입이 망설여지고 나의 걷는 시선은 하늘을 못보고 땅바닥을 기어간다.

정치 전 나는 천사와 길을 걸었고, 정치에서의 나는 악마와 입 맞추며 살았다.

이렇게 정치는 한때는 내게 희망이었지만, 한편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로 정말 많은 것들을 앗아가 버렸다.

그리고 낙선.

나는 그렇게 정치로 심판을 받았고 상처로 익산에 있는 것이 힘들어 먼 타국으로 외롭게 떠났다.

거기서 지게차를 배우고 찜통 같은 공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나는 서른 전의 나였다.

그렇게 나는 나의 본성을 찾으려 오랜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한동안은 어메이징 익산에 앞장섰던 사람으로 가져야 할 책임, 반성, 후회, 원망들이 오버랩 되며 많이도 아팠다.

한편 정치만 본다면 나에게 정치는 내 능력에 비해 운도 복도 많았다.

특히 나같이 부족한 사람을 선택해 주신 시민들이 고마워서 정말 죽어라 일했었다.

내게 익산은 태어난 곳이고, 살고 있고, 내가 묻혀야 하는 신앙과 같은 곳이다.

나는 어떤 정치인 보다 익산을 잘 안다는 자부심으로 어메이징 익산의 구호를 만들고 목표를 세워 주저함 없이 달릴 수 있었다..

물론 그만큼 내가 가진 어메이징 익산에 대한 책임과 확신도 힘차고 강렬했다.

오래된 청사 신축을 미루고 산단부터 조성하자며 의회를 설득한 일도 어메이징 익산에 대한 책임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게 2곳뿐이었던 산단을 7곳으로 늘려 나갔다.

그리고 낙선.

나는 베트남으로 갔고, 익산에 올 때면 항상 어메이징 익산을 위한 일들이 궁금하여, 익산의 주요 사업장들을 혼자서 확인하고 다녔었다.

큰 아쉬움 속에 위안이라면 당시 시작된 많은 사업들 중 현재 익산의 이익에 반하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천만다행이다.

말이 많이 빗나갔다.

나는 분명 정치를 떠났고, 그동안 정치 활동으로 의심 받을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디선가 출처 불명의 국회의원 출마설이 활시위를 떠나 나를 향해 위협적으로 날아든다.

부족하고 체질이 약해진 나에게 이런 외침들은 십여 년 전 악마의 소리와 겹쳐 쿵쾅거린다.

나는 십 수 년 전에 이미 정치적 심판을 받은 사람으로 선거에 도전할 힘도 용기도 그럴 마음도 없다..

그리고 나이도 있고 또 한 없이 부족해 그래서도 안 된다.

그리고 정치가 명예로운 시대도 아니라서 굳이 욕심 부릴 일도 아니다.

나는 얼마 전 내가 즐겨 입던 신사복의 90%를 버렸다.

이제 나는 남겨진 청바지처럼 앞으로의 내 여생은 얽키고 설킴 없이 편안하게 살아 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마치 정치 이전 서른의 내 모습처럼.

아!!

오랜만에 웅크린 마음을 시원하게 털어 본다./이한수 전 익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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