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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의 문학산책 - 함바집유은희 시인의 문학산책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4.01.22 08:48

함바집

작업화 몇 끈이 묶인 채로 밥을 먹는다

시래기 같은 빛 한 줄 입속으로 든다

푸석한 고봉밥을 삽질하듯 크게 떠

목젖에 걸린 가시라도 삼키려는 듯 밀어 넣는다

 

고개를 떨구며 먹는 끼니,

그 침묵의 바닥으로 날카롭게 떨어진

쇠젓가락 한 짝을 집어 올리는 순간

누군 무거운 가족사를 국물처럼 조금 흘리고

누군 입술에 달라붙은 밥풀처럼

모르게 떼어먹는다

 

끈 풀리지 않게 더욱 당겨 매

발목보다 마음을 먼저 조였을 작업화들 

오후 구름에 걸쳐진 다리를 곡예사처럼 오른다

허공이 출렁거릴 때마다 빛의 기울기가 

그들의 등짐에서 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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