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환 양파작목반 회장 “정부와 지자체 관심·지원 시급"

익산시, "농진청과 현장조사 피해 입증 후 지원요청 할 것"

정인환 여산양파작목반 회장이 죽은 양파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 양파가 다 죽었어요. 아니 여산의 양파가 거의 다 죽었어요.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지자체나 정부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지난 5일 익산열린신문으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울먹이는 목소리는 여산양파작목반 정인환 회장이었다. 여산 지역 160ha의 양파 밭이 냉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로 한파 피해를 입은 농민들은 양파를 살릴 방법도, 앞으로 살아갈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다는 절규를 쏟아내고 있다.

자금쯤 여산 지역 밭을 초록색 잎으로 물들이고 있어야 할 양파 잎이 보이지 않는다.

일정한 간격으로 뚫려있는 구멍만이 양파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여산 지역은 80여 농가가 양파를 재배하고 있다. 익산시 양파 재배면적의 약 78%를 차지할 정도로 여산 양파는 익산의 특산품이다.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가격도 좋아 농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농민들은 자식처럼 애지중지 가꿔 온 양파 밭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정인환 회장은 “지난 가을과 겨울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다 하룻밤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를 양파가 이겨내지 못했다.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라며 “약 100평 기준 200만 원 가량의 농사비가 들어간다. 100마지기가 넘는 농가는 2억여 원의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인건비, 부자재 값 등이 올라 예년보다 더 많은 돈을 썼는데 수확조차 할 수 없게 됐으니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양파 모종을 늦게 심은 농가는 부직포를 덮어 냉해를 피할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일부분이다.

문형옥 작목반 부회장은 “전체 논에 부직포를 덮으려면 농사비를 감당할 수 없다. 보통 1200평에서 2천망 정도의 양파를 수확했다면 올해는 800~1000천망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절반도 안 된다. 이것도 불확실하다”면서 “전남 고흥의 경우 전남도에서 지원해 한파 피해를 함께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익산시 역시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익산시는 피해규모와 원인을 현장조사해 전북도에 상황을 보고할 방침이다.

익산시 관계자는 “농업진흥청의 기술 자문을 받아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피해 농가 현황 등 구체적인 피해상황을 종합해 전북도에 보고하고 농림부에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양파 농가의 아픔을 익산시도 함께 나누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양파 모종

하얗게 비닐만 보이는 양파밭

부직포를 덮어 살아 남은 양파 밭.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