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익산의 향기’시리즈 인기몰이...시 쓰는 공무원  ‘문화 부시장’

전 국민 대상 공모한 문예대상서 최고상인 ‘문학대상’ 차지

2007년 한국문학세상 신인상 등단…시집 4권 발표한 ‘중견작가’

“익산 역사적 자산 풍부 관광 상품으로 연결 성장 가능성 높아”

‘시 쓰는 공무원’으로 유명한 김철모 익산시 부시장(57). 지난 6월 취임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익산의 향기’라는 제목으로 익산 곳곳을 보고 느낀 글과 사진을 시리즈로 올려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문화 부시장’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큰 상을 받아 익산의 문화를 전국에 알렸다. 한국문학세상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제10회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에서 시 ‘귀향19’로 영예의 문학대상을 차지했다.

자신의 결혼기념일인 11월 11일 시상식을 앞두고 있는 ‘시인 김철모’를 16일 오전 부시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한국문학세상 문예대상을 수상한 ‘귀향 19’는 어떤 시인가.

고향인 정읍시 영원면 옆 고부면 초입에 있는 처가의 터를 사서 집을 짓고, 완공하기까지의 느낌을 시리즈로 쓴 시다. 1번부터 현재 33번까지 썼는데, 19번째 시가 당선됐다.

시의 내용은 내가 느낀 시골의 감흥과 옛날에 생활했던 시골과 지금은 뭐가 다른지, 그리고 귀향이나 귀촌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시련이 있을 것이라는 것. 자연, 곤충 등도 다 방해꾼이라는 느낌들을 썼다.

한 70~80편정도 시를 써서 귀향이라는 제목으로 시집을 낼 계획이다.

-시골에 집을 짓게 된 이유는.

원래는 주말에 쉬려고 시골에 집을 짓게 됐는데, 짓다 보니 욕심이 생겨 공직 은퇴 후 전주에 있는 집을 정리하고 시골에서 터를 잡고 살기로 했다.

시골집이 맘에 쏙 드는 것은 바로 옆에 해발 444m 두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고부에 있는 두승산은 전남 장성의 방장산, 부안 변산과 함께 호남의 3대 산이라고 불리던 영주산이다.

날씨가 좋은 날 정상에서 줄포가 훤히 보인다. 두승산 옆에는 서기 600년에 축조된 고사부리성의 터가 있는 성황산이 있어 산행하기 참 좋다.

- 시골집에 이름을 지었는데.

당호(堂號)가 경덕재(經德齊)다. 경덕재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고려시대 국립대학 국자감에 있던 7재 중 하나로 시경의 해설문인 모시를 가르치던 곳이 경덕재다.

또 글로 직역하면 ‘글로서 큰 덕을 쌓는 집이다’는 뜻이다. 작년에 집을 짓고 당호를 고민하던 중 권창환 전 도의회 부의장의 스승인 백담 백종희 서예가가 글씨를 써주셨고, 전주의 유명한 조각가인 하유당, 임채진 선생으로부터 서각을 받았다.

경덕재 옆에는 모정이 있다. 고향인 지사리의 지명을 따 지혜로운 선비라는 뜻으로 ‘지사정(智士亭)이라 지었다.

- 시는 언제부터 쓰셨는지.

2000년 초부터 습작을 하고, 2007년 한국문학세상에 낸 시 ‘선운사 꽃 무릇’외 4편으로 신인상을 받고 등단했다.

문학 소년은 아니었지만, 초등학교부터 사회에 나와서까지 일기를 썼다. 누구에게 지도를 받지 않았지만, 일기를 쓴 것이 시를 쓰는 자양분이 됐다고 본다.

시집은 2014년까지 4권을 냈다.

- 공직생활도 바쁠 텐데 시는 언제 쓰는가.

시간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틈새가 있다. 시는 순간순간 나오기 때문에 종이나 휴대폰 메모장에 메모 해놓았다가 집에서 정리를 한다.

주제는 독자들이 읽었을 때 서로 마음이 통하는 내용이다. 가족, 고향, 주변 사물 등 평범한 이야기다. 여행 가서 쓴 것들도 많다. 카메라도 10년 정도 다뤘다. 카메라로 스케치해 집에서 컴퓨터 모니터에 띄워 놓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시상을 잡아간다.

- 취미도 여행, 사진인데

주말에는 아내와 드라이브를 자주 간다. 걷는 것도 좋아한다. 주로 가는 곳이 부안 격포이고, 마실 길 걷는 기분이 좋다.

여행은 공직 생활 30년을 바쁘게 살았는데, 이후에는 아내와 많은 시간을 가지겠다고 마음먹고 전국으로 많이 다녔다. 주로 천주교 성지인데, 80여 곳을 순례하며 주변 관광지도 함께 둘러봤다. 여행은 머리를 식히는데 최고의 방법 같다.

-가족은.

아내(이봉재 여사)는 동갑내기다. 고부면사무소에 같이 근무하다가 만나 2년 연애하고 1984년에 결혼했다. 아내는 6년 전 명예퇴직하고 내조에 전념하고 있다.

슬하에는 두 아들이 있다. 큰 아들 범석은 공무원, 작은 아들 준석은 충북대 4학년이다.

-가훈이나 생활신조는.

세심자신(洗心自新)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씻으면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뜻이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와 비슷한 말이라고 본다. 두 아들에게는 ‘성실’과 ‘신의’를 강조해왔다.

-외강내유형이다. 알고 나면 부드러운 남자 ‘알부남’이라고 알고 있다. 업무 스타일은.

행정은 선제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공격적인 행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2개월 후, 6개월 후, 1년 후 등을 예견하면서 행정을 해왔다

원칙을 중요시한다. 다만 원칙과 타협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본다. 처음부터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은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소통을 통해 공감할 것은 공감한다.

-부시장 취임 후 4개월이 흘렀다.

익산은 역사적 자산이 풍부하고, 어느 곳보다 산업기반이 튼튼하다.

이중 역사적 자산을 크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문화예술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시책을 추진해볼까 한다.

지난 9월 말 왕궁 후원에서 풍등행사도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히트를 쳤다. 참여한 500여 시민들이 정말 장관이었다고 감탄했다. 이날 자작시 ‘백제 왕도에 서다’를 낭독했는데, 호응이 높았다. 앞으로 익산의 역사성을 담은 시를 쓸 계획이다.

내년에는 소원등 날리기 행사를 좀 더 보완해 상품화할 생각이다. 이런 문화행사를 잘 꿰어나가고, 익산의 근대문화역사 등을 관광으로 연결하면 상품성이 높을 것이다.

-시민들에게 한 말씀.

익산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 요새 가장 고민이 인구인데, 기업유치 등 장기적 시책을 적극 추진하겠지만 호남의 3대 도시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익산의 발전은 공무원은 당연하겠지만,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익산의 발전이라면 남녀노소 모두 힘을 합쳐서 한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

김철모 부시장 누구?

그는 1959년 정읍에 태어났다.

공직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79년 7월 정읍군 고부면에서다.

1984년 정읍군청에 전입한 그는 1988년 7월 전북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도청에선 공무원 교육원, 문화공보담당관실, 문화예술과, 지방과, 총무과를 거치면서 2003년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잠시 임실군청에 근무한 그는 2004년 다시 전북도청으로 전입해 2017년 6월까지 전북도청에서 근무했다.

그는 송무계장, 비상대책계장, 영상계장, 국책사업팀장, 인사계장, 예산계장 등을 두루 거치며 2010년 서기관을 달았다.

서기관 시절엔 예산과장, 행정지원관, 정무기획과장, 안전정책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예산업무와 인사업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2015년 지방행정연수원에서 ‘고위정책과정’을 수료했고, 2017년 6월 부이사관 승진과 함께 익산시 부시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정읍 호남고와 전북대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전북대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12월 ‘선운사 꽃 무릇’외 4편이 한국문학세상에서 주최한 시 부문 설중매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그의 시 세계는 부모 등 가족과 고향, 자연, 부족한 믿음 등에서 소재를 발굴해 서정적이고 순수한 시를 구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계간지인 한국문학세상과 전북문단에 시를 싣고 있으며 정읍문학지에는 매년 8편정도의 신작시를 게재하고 있다. 또한 월간지인 자치광장에 사진과 곁들인 시 한편을 5년 넘게 싣고 있는 등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퇴직 후 기거할 경덕재(經德齋) 신축과 이후 과정에서 주변의 느낌을 정감 있는 글로 표현한 귀향 시리즈를 작문하고 있다. 현재 33편의 시를 엮어 가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도 수준급이어서 개인전을 할 정도다. 특이한 것은 시도 사진도 스승이 따로 없는 스스로 노력해 수준에 오른 독학파라는 점이다.

기타연주를 좋아하고 운동은 족구를 즐긴다. 또한 시간이 나면 부인 이봉재 여사와 드라이브를 통해 머리를 식히며 삶의 활기를 불어 넣는다. 그의 여행에는 늘 부인이 동반한다. 슬하에 아들만 둘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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