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김지순 부부 20여년 가꿔온 초록세상 2일 선봬

향기나무 600주 등 귀한 수목 가득 야외예식장도 갖춰

20년 가까이 꼭꼭 감춰져 왔던 비밀의 정원이 마침내 2일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춘포면 천서리 담월마을 뒷동산에 조성된 ‘달빛소리수목원’이 오는 2일 오후 12시 오픈식을 갖고 정식 개장한다.

석암동에서 삼례로 가다 춘포 분재야생화농원 삼거리에서 왼쪽 천서초등학교 방향으로 약 1.3km정도 가면 왼쪽에 ‘달빛소리수목원’ 푯말이 있는 곳이다.

개장에 앞선 지난 5월 31일 아침, 마을 앞 넓은 주차장에 차를 놓고 언덕을 걸어 올라가니 초록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차바퀴가 지나는 길 가운데에 잔디를 깔고 나머지를 콘크리트로 타설한 것만 봐도 자연을 사랑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양 갈래 길에서 왼쪽에 가장 눈에 띄는 거대한 느티나무. 수령 300년 이상 된 마을 당산나무다.

그 위 2층 높이 이상의 거대한 통나무집은 수목원 주인장 김선기·김지순 부부(58살 동갑)가 사는 곳이다. 집 앞 정원엔 작은 연못과 석등, 그리고 나무로 만든 ‘목탑’이 세워져 있다.

담월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김선기 씨가 마을뒷동산을 수목원으로 꾸미기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 대전에서 의약품도매사업을 하며 번 돈 대부분을 나무 심고, 땅 사는데 썼다.

국립식물원에 있을 법한 희귀한 나무, 수 십 년 이상 된 고목을 사서 옮겨 심고, 거대한 바위도 통째로 옮겨와 설치했다. 이렇게 가꾼 수목원 면적은 약 7천 평에 달한다.

20년 가까이 나무와 꽃을 기르고 연구하다 보니 대학 강단에 서도 될 정도로 나무박사가 다 됐다.

그는 연못에 달빛이 비친다는 담월마을의 어원을 따서 수목원 이름을 ‘달빛소리수목원’이라 지었다.

부인 김지순 씨는 필명 ‘김지명’으로 활동하는 시인. 2013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쇼펜하우어 필경사’로 당선되면서 시의 영토에 첫 발자국을 새긴 그는 수목원에서 만나는 새와 나무를 상관물로 삼아 시를 쓰고 있다.

20여 년 동안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연필향나무 등 100여 종의 희귀한 고목들이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달빛소리수목원은 특히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향기 나는 나무(금목서, 은목서 등) 600주가 내뿜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다.

수목원 한 가운데엔 인생의 첫발을 아름답게 내딛는 야외예식장을 비롯한 돔 예식장, 폐백실, 신부대기실, 산책로 등도 갖춰져 있다.

지난해에는 산림청 산림작물 생산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돼 올해 사업비 3억 원(보조 1억8천만 원, 자부담 1억2천만 원)을 투입, 향기 나는 산림작물(금목서, 은목서, 납매) 생산단지도 조성했다.

5년 후부턴 향수 채취가 가능해져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금목서, 은목서 납매 향수를 달빛소리수목원에서 생산할 수 있게 돼 200억 원 가량의 외화절감은 물론 지역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민들이 즐겨 찾게 될 신흥 힐링 관광명소 달빛소리수목원 주소는 춘포면 천서길 149.

개장 후 1개월 동안은 익산시민에 한하여 무료로 개방한다. 예식장 사용예약은 늦어도 2개월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

문의는 ☎063-834-9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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