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네미 농장’ 브랜드 햅쌀 익산로컬푸드매장에 첫 개시

28살 꽃다운 청년이 고향마을에 귀농해 좌충우돌 전원일기를 즐겁게 써가고 있다.

인화동 신천마을에 사는 ‘또바기 농부 황인천 씨’의 이야기다. 또바기 농부는 그의 애칭이다. ‘언제나 한결같은’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또바기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한 농부의 삶을 살겠다는 그의 마음가짐이다.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신천마을에 터를 잡고 사는 농부집안의 장남. 그의 아버지는 50필지(6만 평)에 쌀, 보리, 밀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다. 집의 농사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그는 어릴 때부터 일손을 거들긴 했어도 농사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이었다.

이리중앙초, 익산지원중, 완주에 있는 한국게임과학고를 나와 경기 안산공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IT관련 기업에 입사해 ‘프로그램 개발자’로 일했다.

IT는 그가 꿈꾸고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많지 않은 월급으로 수도권에서 생활하기가 참으로 빠듯했다. 거기에다 개인적으로 일도 생겨 맘고생도 심했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은 익산행. 입사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좋아하는 일을 뒤로 한 채 고향 땅을 다시 밟았다. 그의 심중은 이미 ‘농사로 성공하겠다’는 자신감이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1월 귀향하자마자 ‘영농후계자’ 신청을 했다.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도청, 익산농협에서 실시하는 농업교육을 충실히 받으며, 선진 농법을 익혔다.

하지만, 그는 이제 갓 2년째 농사짓는 ‘왕초보 농사꾼.’ 아직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도우며 배우는 수준이다. 그래도 농기계 다루는 법은 제법 손에 익었다. 집에 있는 트랙터로 땅 갈고, 쌀가마도 나르며 농부로서의 틀이 잡혔다. 콤바인과 이앙기도 배우고 있는 단계다.

그는 “기계 때문에 자동화가 많이 되었어도 사람 손이 많이 가는 게 농사다. 그중 하나가 물 관리다. 두더지나 땅강아지 등이 땅굴을 파 논에 물이 샐 수도 있기 때문에 매일 논을 둘러보아야 한다. 6만 평 논을 한 바퀴 슬쩍 돌아도 3시간 걸린다. 모내기철엔 새벽 4시에 일어나 일할 정도로 바쁘다. 요즘도 아침 6시엔 일어나야 한다”며 고단한 농부의 삶을 털어놓기도 했다.

드디어 영농후계자가 된 그는 올해 4월 정부에서 첫 시행하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됐다.

이웃마을인 고잔마을에 생애 첫 논 1필지를 마련한 그는 밥맛 좋기로 알려진 신동진벼를 심었다.

자신만의 농장이름도 지었다. 대를 이어 농사짓는 아들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살려 ‘아들네미 농장’이라고 지었다.

9월 초 수확해 방아 찧은 햅쌀은 9월 14일 어양동 익산로컬푸드직매장에 첫 개시됐다. ‘아들네미(米)’ 브랜드를 달고 5kg 소포장에 1만5천800원에 팔리고 있다.

9월 11일엔 어려운 이웃에 온정의 손길을 보냈다. 평화동 행정복지센터에 백미 5㎏, 보리쌀 5㎏ 각 10포와 성금 20만 원을 기탁했다.

그는 “작은 정성이지만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는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익산 청년농부모임인 ‘청춘어람’과 전북권 청년농부모임인 ‘전북청년농업CEO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가까운 미래에 ‘커피콩’을 재배하고 직접 카페도 운영해볼 생각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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