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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희 문학산책 - 봉투집 여자유은희 시인의 문학산책
익산열린신문 | 승인 2022.08.08 08:56

봉투집 여자

수산 시장 입구에 좌판을 펼치고

잡다한 일회용품을 파는 그녀는

봉투집이라 불린다

봉투요 장갑이요 접시요 소금 왔어요

야전잠바에 무릎 장화 질척이며

새벽 경매인보다 호기롭던 그녀가

동전처럼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퉁퉁 불은 국수 양푼으로

끊어져 내리는 목을 건져 올리고 있다

놓쳐 버린 나무젓가락이

불안한 꿈의 수위를 가늠하고 있다

번번이 삶에 발길 차이면서도

새벽안개를 헤쳐 나오는 여자,

피칠갑의 장갑 몇 켤레 팔아

동전 탑을 공덕처럼 쌓는 여자,

때를 놓친 면처럼 뚝뚝 끊긴 졸음 속에서도

일회용 꿈을 건져 올리고 있다

자꾸만 꺾어 지르는 고개를

오르고 또 오르는 봉투집 여자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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